
얼마 전 지인들과 술 한잔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다 보니 사는 이야기부터 건강, 주식, AI까지 주제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술잔이 몇 번 오가자 분위기도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웃으며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요즘은 술보다 쇼츠 끊기가 더 어려운 것 같지 않아요?"
처음에는 모두 웃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술이라고 말하는 사람
한 사람은 단호하게 술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루 종일 일하고 집에 와서 맥주 한잔하는 재미를 어떻게 끊어."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이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작은 즐거움이라는 것입니다.
건강을 생각하면 줄여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술은 적어도 내가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마십니다.
주변에서도 "조금 줄여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경계하려는 마음도 생깁니다.
쇼츠라고 말하는 사람
반대로 어떤 사람은 술보다 쇼츠가 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잠깐만 보려고 했는데 한 시간이 지나 있더라."
한 명이 말하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나도 그렇다."
"화장실 갔다가 30분이 사라진 적도 있다."
쇼츠는 시작할 때부터 오래 볼 생각이 없습니다.
딱 하나만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다섯이 되고,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술은 마시는 순간 내가 술을 마신다는 것을 알지만, 쇼츠는 시간을 잃고 있다는 사실조차 나중에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은 전혀 다른 것 같지만
술과 쇼츠는 전혀 다른 것처럼 보입니다.
하나는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기호식품이고,
하나는 스마트폰 시대가 만든 짧은 영상입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둘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내가 조절하지 못하면 결국 그것이 나를 끌고 간다는 것입니다.
술이 문제가 되는 것도,
쇼츠가 문제가 되는 것도,
결국 선택권을 잃어버릴 때부터입니다.
중요한 것은 끊는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 글은 술을 끊자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쇼츠를 보지 말자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누군가는 술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누군가는 짧은 영상을 보며 웃고,
누군가는 운동을 하고,
누군가는 여행을 떠납니다.
즐거움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문제는 그 즐거움을 내가 선택하고 있는가, 아니면 어느 순간 습관이 나를 선택하고 있는가입니다.
내 삶의 주인은 누구인가
술자리에서 시작된 짧은 대화였지만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에 기대며 살아갑니다.
그 대상이 술일 수도 있고,
쇼츠일 수도 있고,
게임이나 SNS, 커피, 일, 취미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즐기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멈춰야 할 때 멈출 수 있는가입니다.
생각해 보면 가장 어려운 일은 술을 끊는 것도, 쇼츠를 끊는 것도 아닐지 모릅니다.
가장 어려운 일은 내 욕망을 이해하고 스스로 조절하며 살아가는 일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며 하루를 살아갑니다.
문득 술자리에서 들었던 그 질문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나는 지금,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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