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1 [생각노트] 수국과 카멜레온, 그리고 나 길가를 지나다 문득 무성하게 피어난 수국을 마주했다.어제 보았던 담장 너머의 수국은 분명 흐릿한 분홍빛이었는데, 오늘 이 계단 옆에 뿌리를 내린 녀석은 투명한 푸른빛을 품고 있었다. 수국은 참 묘한 식물이다. 자신이 고를 수도 없는 흙의 성질에 따라, 산성이면 푸르게, 알칼리성이면 붉게 제 몸의 색을 시시각각 바꾼다. 환경에 따라 꽃잎의 색을 순응시키는 수국의 삶을 보며 사람들은 '다채로운 아름다움'이라며 수식어를 아끼지 않는다.문득 숲속 깊은 곳에서 살아가는 카멜레온의 삶이 겹쳐졌다. 포식자의 날카로운 눈길을 피하기 위해, 혹은 작디작은 먹이사슬의 한 칸을 차지하기 위해 제 몸을 주변의 나뭇잎과 같은 녹색으로, 흙과 같은 갈색으로 물들이는 존재. 심지어 마음에 드는 상대를 향해 구애할 때조차 온몸의 색.. 2026. 7.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