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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노트

나의 28번째 웹도구를 분가시키면서 들었던 생각

by SuperJoon 2026. 8. 30.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조금 다르게 시작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생각했습니다. 주유소 기름값을 찾아서 보여주면 되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첫 단추부터 생각처럼 맞지 않았습니다.

API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이 연달아 생겼고, 코드를 수정하고 테스트하는 일이 계속됐습니다. 한 가지 일이 반복되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잠시 내려놓기도 했습니다.

머리를 좀 쉬우려구요. 그렇게 약 이틀 정도 쉬다가 다시 돌아와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쉰 덕분인지 API부터 척척 진척이 잘 됩니다.

그런데 다시 만들다 보니 처음과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검색 결과에 주유소 다섯 곳 정도만 보여주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다섯 곳을 만들어놓고 결과를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주소를 하나씩 확인하다 보니 가격이 싼 주유소들이 같은 지역에 몰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다섯 곳만 보여줘서는 좀 아쉽겠는데?”

결국 검색 반경을 넓히려고 스무 곳으로 늘렸습니다.

여기서 끝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상세주소를 넣고 나니 이번에는 문자로 된 주소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글자로 주소를 보는 것보다 실제 위치를 지도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면 훨씬 편하지 않을까...

그래서 지도도 넣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도도 처음엔 말썽이었습니다. X톡지도, X버지도 저의 도구와 잘 맞지 않았습니다. 여러 번 테스트한 끝에 지금의 지도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만들다 보면 참 이상합니다. 하나를 해놓으면 또 욕심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이 정도면 되겠지” 했던 것이 어느 순간 “이왕 만드는 거 조금 더 낫게 만들어보자”로 바뀌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커졌습니다.

그래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코드를 고치는 일이 재미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며칠씩 붙잡고 있던 것이 어느 순간 제대로 움직이고, 화면에 제가 생각했던 모습이 나타나는 순간들이 좋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정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런 게 만드는 사람의 마음인가 봅니다.

남들이 보면 작은 도구 하나인데 뭔 유난이냐고 하겠지만 만든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잘 풀리지 않던 시간도, 이것저것 고민했던 시간도 들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없었던 기능이 하나씩 붙어가는 과정도 고스란히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막상 완성하고 나니 바로 손을 떼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한 번 더 눌러보고, 다시 확인하고, 혹시 빠진 것은 없는지 또 들여다봅니다.

세상 밖에 보낼 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내놓으려니 묘한 기분이 듭니다.

며칠 동안 계속 제 손 안에서만 놀던 얘를 이제 다른 사람들의 면전에 보내야 하니까요. 여태 한 지붕 아래서 데리고 있던 자식을 독립시키는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수시로 곁에서 챙겨줄 수는 없습니다.

잘못된 부분이 발견되면 다시 손을 볼 수는 있겠지만, 세상에 나간 뒤에는 각자의 방식으로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잘 지내고 사랑받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내놓습니다.

언젠가는 지금까지 하나둘 만들어온 도구들을 따로 모아놓을 작은 공간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때쯤이면 지금 만든 것들도 하나둘 모여 제법 많은 식구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열흘이 넘는 시간이 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없었던 것들이 하나둘 생겼고, 그 안에 제가 고민했던 시간까지 들어갔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단순히 하나의 작업을 끝냈다는 느낌보다는, 하나를 세상에 내보냈다는 느낌이 조금 더 큽니다.

아마 다음에도 비슷할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생각 하나로 시작하고, 만들다 보면 일이 커지고, 또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고민하게 될 겁니다.

그래도 또 만들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이 싫지 않으니까요.

#28 도구의 링크는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