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을 하다 보면 이상한 순간이 있습니다.
분명 수익을 냈습니다.
손실도 아니고, 욕심을 부린 것도 아닙니다.
내가 정한 목표 수익률에 도달했고, 원칙대로 매도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스스로에게 만족했습니다.
'이번 투자는 잘 끝났네.'
그런데 며칠 뒤부터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판 주식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계속 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웃으며 차트를 바라봤습니다.
'조금 더 가져갈걸.'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자 그 말은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왜 하필 내가 팔고 나서 오르는 걸까.'
이미 끝난 투자인데도 마음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계좌는 웃는데 마음은 웃지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일입니다.
계좌는 분명 플러스였습니다.
수익도 확정했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마치 손실을 본 사람처럼 허전했습니다.
사람은 얻은 것보다 놓친 것을 더 오래 기억합니다.
그래서 투자에서는 수익보다 '놓친 수익'이 더 크게 남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입니다.
우리는 결과를 알고 과거를 평가합니다.
투자를 결정하던 그 순간의 나는 미래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때의 정보와 원칙으로 내린 판단이라면, 그것은 충분히 좋은 투자였습니다.
후회는 다음 실수를 부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놓친 수익이 계속 마음에 남으면 다음 투자에서 욕심이 생깁니다.
'이번에는 끝까지 버텨야지.'
'이번에는 절대 먼저 팔지 말아야지.'
하지만 시장은 우리의 다짐대로 움직여 주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끝까지 버텼더니 주가는 다시 내려갑니다.
수익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또 다른 후회뿐입니다.
그제야 깨닫습니다.
후회를 만회하려는 투자는 대부분 또 다른 실수를 만든다는 것을.
원칙을 지킨 투자였습니다
모든 꼭대기를 먹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바닥을 잡는 사람도 없습니다.
완벽한 매매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최고의 매매가 아니라,
내 원칙을 지키는 매매입니다.
요즘도 내가 팔고 더 오른 종목을 보면 아쉬운 마음은 듭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스스로를 탓하지는 않습니다.
계좌에는 수익이 남았고,
마음에는 경험이 남았습니다.
그 경험이 다음 투자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면,
그 투자 역시 성공이었다고 믿습니다.
마무리하며
투자는 언제나 약간의 유감을 남깁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투자는 한 푼이라도 더 버는 투자가 아니라,
원칙을 지킨 채 웃으며 끝낼 수 있는 투자입니다.
오늘도 저는 그렇게 하나의 투자를 마무리했습니다.
같이 보면 좋은 글
투자자의 독백 #1 – 반도체를 놓치고 파란 계좌 앞에서 든 생각들
투자자의 독백 #5 - 남들은 다 돈 버는 것 같았습니다
투자자의 독백 #7 - 돈을 잃은 것보다 원칙을 잊은 게 더 위험했습니다
'주식 및 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투자자의 독백 #10 - 주식과 연애하지 말자 (0) | 2026.07.12 |
|---|---|
| 투자자의 독백 #9 - 운을 실력이라고 믿었던 날 (1) | 2026.07.12 |
| 투자자의 독백 #7 - 돈을 잃은 것보다 원칙을 잊은 게 더 위험했습니다 (0) | 2026.07.04 |
| 투자자의 독백 #6 - 왜 내가 팔고 나면 오를까 (0) | 2026.07.03 |
| 투자자의 독백 #5 - 남들은 다 돈 버는 것 같았습니다 (0) | 2026.07.02 |